본문 바로가기
원_MEGUSTASOL/일상

#77 777 데이, 스페인의 KFC는? 부엌 후드 청소 (더러움 주의), 육개월 안에 이사 결심!

by 정단 2020. 8. 28.

 

8월 24일

월요일이다. 벌써 팔월의 마지막 주 월요일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하고, 어제 설교 듣고 다시 각성해서 성경도 읽었다. 아침으로는 오랜만에 빵, 토마토, 올리브 오일, 치즈, 하몽 조합으로 먹었다.

정말, 바게트랑 먹으면 너무 맛있지만, 간단하게 그냥 식빵이랑 먹었다. 스페인에 오면 꼭 먹어야 할 아침 식사이다. 

 오전에는 일도 하고, 공부도 하면서 보냈다. 요즘 책을 읽어야 하고, 읽고 싶은데, 도저히 시간이 안난다. 내려면 낼 수는 있지만, 요즘 왜 이렇게 빠듯한지 모르겠다. 욕심내지 말고, 자기 전이나 아침에 쬐끔만 일찍 일어나서 한 30분만 읽어도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흠, 시간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실천을 안해서 정말 큰일이다. 조절을 해야지.

오늘은 사실 별건 없지만, 남자친구랑 777일이나 된 날이다 ㅋㅋㅋㅋ 남자친구는 스페인 사람이라서 날짜에 크게 의미를 두고 하진 않는다. 나도 막 특별히 몇 일째 이런걸 엄청 챙기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제 8월 방학 & 휴가 (사실, 학교 일만 안했지, 바쁜 건 마찬가지 ㅎㅎ)도 끝나가고, 9월 달이 되면 더 바빠질 테니, 시간내서 맛있는 거 시켜먹자 했던 거다. ㅎㅎ 어플로 해 놓고, 위젯으로 해 놓으니깐 자동으로 뜬다. 

그래서, 점심에 뭘 먹기로 했냐면! KFC를 시켜먹기로 했다. 마침 Uber eats 8월 쿠폰도 계속 오길래, 시켰다. 50%로 할인해준다고 했는데, 최대 할인 금액이 8유로다 ㅡㅡ 메뉴는 3인 메뉴로, 9개 조각, 감자칩 3개 , 그리고 음료수는 립톤으로 시켰다. 총 가격은 할인받아서 18.79유로였다. 우리나라 치킨이랑은 정말 비교도 안되지만, 그냥 가끔 닭튀김이 먹고 싶을 때, 종종 먹는다. 우리나라 치킨보다는 기름이 확실히 많고, 가끔 잘 튀겨지지 않아서 뼈 근처에는 빨간 부분도 조금 있다. 

이렇게 포장되어서 왔고, 걸린 시간은 약 30분 정도 된 것 같다. 

저기 닭 조각이 9 조각인거다. KFC는 한 마리 두 마리로 파는 게 아니라, 몇 인용으로 판다. 아마 2인분은 6조각, 3인분은 9조각 이런 식이다. 조각도 꽤 크다. 옆에 감자칩은 루스틱으로 시켰는데, 일단 2개정도만 그릇에 담아서 먹었다.

닭 튀김이 엄청 맛있지는 않았다. 간이 좀 덜 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KFC는 프렌차이즈인데, 지점마다 맛이 너무 다르다. 어떤 지역에는 기름이 너무 많고, 어디는 다 안 익어서 나오고 그렇다. 하지만, 맛있는데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시킨데는 그냥 그랬다. 그냥 그랬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닭이 하나 남았네.. ㅎㅎ 남은건 냉장고에 보관해 놓았다. 

그리고, 오후에는 조금 쉬었다. 계속 보던 스타워즈 반란군도 봤다. 그리고, 한 6시 쯤에는 산책도 갔다. 집 뒷쪽에 작은 공원이 하나 있는데, 오랜만에 한바퀴 돌고 왔다. 핸드폰을 깜박하고 안 들고 가서 사진은 없다...ㅜ 사람도 많이 없고, 나무들이 있으니 그늘도 만들어줘서 산책하는 데 덥거나 힘들지 않았다. 이날, 아쉽게 만보는 채우지 못했지만, 9,731보를 채웠네. 

문제는 집에 와서 였다. 열심히 산책하고, 갔다 와서 샤워도 했는데, 아 속이.... 안 좋았다. 앉지도 누워있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 뭐지.. 아마 점심 때 먹은 닭이 문제였나보다. 배가 아픈데, 아무것도 못 마시겠고, 아무것도 못 먹겠는 느낌이었다. 결국 저녁도 먹지 않고, 누워있다가, 예~전에 렁은이라 보내줬던 정로환을 먹었다. 다행히 유통기한이 한참 남았다. 그런데, 이거 진짜 맛없네. 처음 먹어보는데, 약간 할머니 할아버지 집 가면 나는 한약냄새 같은 느낌?이 났다. 할머니 할아버지 약 냄새. 그리고 완전 밤이 되니깐, 괜찮아졌다. 

그리고, 부엌을 돌아다니면서 정리를 했다. 사실 내일 남자친구 부모님이 잠시 오셔서 주무시고 가시기로 했다. 아, 옛날부터 신경이 쓰이던 후드가 너무 더러운데, 또 부모님까지 오신다길래 괜히 신경이 쓰였다.... 한밤 중에 청소를 시작했다. 

이거 진짜 더러움 주의다. 여기 살면서 아무도 아무도 청소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약 백년은 묵은 기름 때 같은 느낌 ㅜㅜㅜ 

우웩. 원래 더 심한데, 보는 사람들의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정도만... 진짜 더럽다... 청소해야지 해야지 벼르고 벼르고 있었는데, 드디어 꺼내서 청소를 시작했다. 사용 제품은 그냥 마트에 파는 기름 제거하는 스프레이이다. 꼭 써야지 안 그러면 안 그래도 묵은 기름 때가 지워지지가 않을 거다. 고무 장갑을 끼고 닦고, 스프레이 뿌리고, 닦고, 뿌리고 해서!!

그나마 이렇게 깨끗해졌다. 아래, 종이 깔아서 부엌에 놓고, 말렸다. 원래 누랬는데, 그나마 베이지 색이 되었다. 색이 남은 곳도 있었는데, 그래도 이정도면 만족.

안에 들어있던 필터는 닦다가 닦다가 다 닦였겠지? 하고 뒤집어 놨더니, 기름 때가 계속 나오길래, 기름 때 제거하는 스프레이 뿌려놓고, 이렇게 대야에 하룻밤 담가놨다. 

그리고, 다음날 뜨거운 물에 헹궈서 햇볕에 말려서 이렇게 깨끗해졌다. 완전하게 깨끗해졌다고는 사실 할 수 없는게, 말리고 나서도 약간의 기름 때가 있는게 보였다ㅜㅜ 하지만, 이정도면 나중에 이사가기 전까지는 버틸 수 있을 듯. 

진짜 닦으면서, 욕이란 욕은 엄청 한 것 같다. 내가 왜 남의 나라에 와서 내 집도 아닌데, 이렇게 청소를 해야하나 (내가 거주하고 있지만, 내 이름으로 된 건 아니니...) 내가 이러려고 돈 주고, 월세사나, 좀 더 좋은 집에서 살고, 좋은 집주인 만났으면 이 고생은 안해도 될텐데, 막 이러면서 ㅋㅋㅋ 온갖 불평 불만은 다 했다. 

그래도, 휴, 내가 사는 집이고, 집주인이 반응을 안해주니, 내가 청소해야지...  계속 생각해 왔던 거지만, 진짜 육개월 안에 이사 간다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ㅎㅎ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