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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_MEGUSTASOL/일상

#94 너무 맛있는 스페인식 아침, 페루식 점심 (로모 살떼아도), 스페인 의료보험, 식빵 크러스트

by 정단 2020. 9. 17.

 

9월 11일

너무 맛있는 스페인식 아침

금요일이다. 평소보다 완전 늦게 일어났다. 9시... ㅜ 8시쯤 일어나는 게 이번주 목표였는데, 실패했다. 아침에 세수하고 바로 스트레칭을 하고, 성경을 읽고, 미라클 모닝도 이어서 읽었다. 아침은 간단하게 완전 스페인 식. 빵, 토마토, 하몽을 곁들여 커피랑 먹었다. 정말 이 조합 너무 좋다. 토마토도 정말 저렴하고 (1킬로에 약 2천원 정도), 하몽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게다가 스페인에서 대부분 생산하는 게 올리브 오일이다. 저렴하게 오일을 살 수 있다. 이렇게 몇 번 아침을 먹기 때문에 블로그에 자주 올렸었는데, 이게 사실은 스페인 남부 지방에서 주로 먹는 아침으로 지중해 식 아침이라고 한다. 마드리드에서는 사실 많이 보지 못했는데, 예전에 안달루시아로 파견 학생 갔을 때, 많이 먹었다. 좋다.

 

 

아침을 먹고 나서는 이번주 계속 이어서 했던 프로그램을 돌렸다. 데이터를 제대로 넣었는데도 잘 진행이 안 되어서 승질이 이만큼 났다. 이렇게 해 보고, 저렇게 해 봤더니, 드디어! 풀리지 않던 게 풀렸고, 프로그램이 오류 없이 돌아갔다. 휴 너무 신났다. 오전 내내 끙끙 대다가 점심 먹기 바로 직전에 풀려서 기분이 좋았다. 

 

페루식 점심 (로모 살떼아도)

점심은 페루식이다! ㅎㅎ 내가 한 건 아니고, 남자친구가 고생했다고 점심을 만들어 줬다. 오랜만에 밥 없이 감자튀김에 고기 야채 볶음인데, 페루에서는 로모 살떼아도 (lomo salteado)라고 부른다. 고기를 야채랑 볶았다는 뜻이다. 그러니깐 우리나라 말로 그냥 고기 야채 볶음! 에어프라이어로 감자 튀김을 만들고, 그 위에 볶은 걸 얹었다. 남자친구하는 말이 이 음식을 만드려고 한 건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고 ㅎㅎㅎ 그래도 엄청 맛있게 먹었다.

 

 

점심을 먹고, 블로그 포스팅도 하고나서, 다시 일을 시작했다. 해결하지 못했던 것 두개 중에 하나는 해결했고, 나머지 하나가 남았다. 그걸 가지고 낑낑 대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오후에 해결하지 못했다. 사실 남자친구네 부모님이 오셨고, 또 저녁에 병원 예약 잡아놓은 게 있어서, 급하게 집에서 나갔다. 

오랜만에 지하철도 타고, 병원에 갔다. 남자친구랑 함께 갔는데, 같이 온 사람은 들어올 수 없다고 했다... 아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오지 못하게 하려고 취하는 조치 같았다. 예약은 오후 7시였는데, 한 30분이 조금 되지 않아서 들어간 것 같다. 정말, 예약을 잡아도 너무 오래 기다리는 게 불만이다.

 

스페인 의료보험

참고로! 스페인의 병원 시스템을 잠깐 소개하자면, 다른 유럽들과 비슷하겠지만, 각 각 자기 담당 의사가 있다. 단, 공립 건강 보험이 있을 때만 해당한다. 스페인 사람들은 다 가지고 있겠지만, 나는 외국인이고 처음에는 학생 신분이었기 때문에 공립 의료 시스템에 접근이 힘들었다. (사실 병원에 자주 가지도 않는다. 그래서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약 3년의 시간이 흘렀고, 학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드디어 건강보험에 들 수 있게 되었다. 값은 월급이 통장으로 들어올 때 자동으로 나가는 것 같다.

먼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 보장 번호를 얻어야 하고, 그걸 얻으면, 국립 건강 보험에 들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카드를 신청을 해야 하는데, 그걸 위해서는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지역 건강 센터에서 카드를 신청하고 (우리나라로 치면 의료보험 수첩 같은 거다) 그 센터에 있는 의사 중에 한 명을 내 담당으로 배치해준다. 센터에 갈 때마다 카드는 꼭 가져가야 한다. 몸이 아프거나 문제가 생기면, 이 곳에 예약을 하고, 가서 자기의 문제점을 말하고, 혹시나 세부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거나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하다면, 이 담당 의사가 예약을 잡아준다. 문제는 그 검진 예약이 한달 이상 걸릴 수도 있다는 점이다. (내가 우스개 말로 자주 했다. 죽으면 병원 오라고 할 거냐고) 그래서 우리나라와 달리 조금 절차가 복잡하다. 그리고 심지어 요즘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건강 센터로 예약하는 게 어려웠다. 

나는 국립 의료 보험을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리고 학생 비자로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자 연장을 하려면 사보험이 필요하다. (혹시 여기서 죽으면, 시체를 한국으로 보낸다나 뭐라나) 돈을 더 내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지만, 좋은 점은 국립 보험이랑 달리 내가 원하면 바로 예약을 해서 전문의의 진단이 가능하고, 혹시 검진 같은 것들이 필요하면, 바로 신청도 가능하다. 사보험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국립 보험보다 확실히 편하긴 하다. 하지만!! 약을 살 때는, 사보험으로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게 단점이다. 국립 건강 센터에 가면 처방전에 나오는 약의 가격이 어느 정도 포함이 되어서 약 값이 80퍼센트까지 줄어드는데 말이다. 정말 너무 복잡하고 쉬운 게 없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스페인의 의료 시스템은 굉장히 좋은 축에 속한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하나도 안 그런데.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일반 의료 예약을 받지도 않고, 검진 받아야 할 사람들 예약도 다 밀리고. 하나도 안 좋은 것 같은데. 이렇게 외국에 살다 보면 한국이 제일 좋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든다. 

어쨌든 병원에 가서 진찰 받고, 전체적으로 검진을 또 받기로 했다. 큰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매년 받는 게 좋다고 하니깐. 바로 월요일로 예약을 잡아줬다. 그러면 한 달 뒤에 검사 결과가 나온다. 

병원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슬슬 걸어왔다. 한 3.7km 정도 되는 길이었는데, 한 시간 조금 덜 걸렸다. 코로나 때문에 움직일 일이 없으니 교통카드 충전도 안 하고. 그냥 자주 걷게 된다. 근데, 이게 나쁘지 않은게, 집에서 운동을 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앉아있는 시간이 훨씬 많기 때문에 나오게 되면 한 시간정도씩은 꼭 걷는 것 같다. 집에서 운동을 해도 스트레칭 빼면 1시간도 하지 않기 때문에 움직여 줄 필요가 있다. 

이제 이렇게 걸었으니 운동은 패스하고 ㅎㅎㅎ 집에 도착해서 샤워를 바로 했다. 그리고 남자친구네 부모님은 잠시 산책을 가셨다가 아직 돌아오지 않으셨어서 일단 기다렸다. 저녁은 완전 간단.

 

식빵 크러스트

저번에 식빵으로 마늘빵을 만들었을 때, 옆에 꼬다리를 다 잘랐다. 그래서 그걸 녹여가지고, 또 크러스트를 만들었다. 과정을 사진으로 찍지 않았다 ㅜㅜ 오일류 혹은 버터 종류 녹여서 넣고, 마늘 1쪽! 넣고, 설탕 살짝 뿌려서 막 섞었다. 그리고 에어프라이어에 180도에 한 5분정도? 그러면 끝이다. 마지막에도 다시 설탕 살짝 뿌려주면 아주 간단하게 식빵 크러스트를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남자친구 부모님께서 점심 남은 걸 가져오셨다. 그래서 그걸 데워서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오는 길에 사온 기네스 맥주도 같이 마셨다. 흑맥주인데 커피와 초코 맛이 난다고 했다. 근데 그건 잘 모르겠고, 그냥 엄청 부드럽게 넘어갔다.

 

 

아이고 이렇게 저녁을 먹고, 나는 또 작업할 게 있어서 방에 들어가서 계속 일을 했다. 삶이 너무 바쁘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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